자폐 아이가 거칠게 행동하는 경우가 있다. 다른 사람을 갑자기 잡아당기거나,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자기가 원하는 걸 얻고자 돌발 행동을 하는 경우, 병원에서 진료할 때 온몸으로 저항하며, 때로는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로션을 바르는 등의 행동이 여기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이런 행동을 문제적 행동으로 보고 고치려 훈육한다. 하지만 일반아이라면 모를까 훈육으로 행동을 고칠 수 있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그리고 훈육은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결론을 내리는 과정이 없어 동물을 길들이는 데나 사용하는 거지 사람을 교육하는 용도는 아니다. 이제부터 자폐 아이의 돌발 행동, 문제적 행동의 원인과 접근법을 적겠다.
이 접근법은 아래 논문과 책에서 다룬 내용을 기반으로 한다.
논문 링크: https://infonomics-society.org/wp-content/uploads/A-Major-Breakthrough-in-Autism.pdf
책: 한국의 교보문고,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에서 전자책으로 구독, 구매 가능.
PonderEd 출간 전자책 정보는https://kr.pondered.ca/pondered-ebook/에서 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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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아이 교육 방법을 다룬 유튜브 채널: 말 많은 물고기 링크
우선 행동의 원인에 따라 접근법이 다르다. 따라서 아이의 행동을 분석해 이걸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의 행동을 3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 무엇을 할 지 생각해 본 적이 없어 본능이 이끄는 대로 행동하는 경우.
-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두려워서 반항하는 경우.
- 호기심이 발동해 답을 찾고자 하는 경우.
이 세가지 형태의 행동을 나눠서 설명하고 방법을 적겠다.
1. 무엇을 할 지 생각해본 적이 없어 본능이 이끄는대로 행동하는 경우
책에서 다뤘던 내용을 가지고 설명해 보겠다. 주차하는 순간 아이는 뛰쳐 나가 화단의 식물을 잡아 당기는 등의 행위다. 아이는 왜 이럴까? 일반 아이라면 사회성이 있어 다른 아이나 주변 사람의 행동을 보고 따라한다. 하지만 자폐 아이는 사회성이 부족해 보고 습득하는 게 어렵다. 즉, 모방을 통해 익히는 과정이 어렵다는 뜻이다. 언어가 느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본능에 따라 행동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위에 소개한 책에서 자세하게 다뤘으니 여기서는 간단하게 기본적 접근법만 요약하자면, 일이 벌어지기 전에 아이로 하여금 무엇을 할 것인지 순차적으로 물어가며 아이 스스로 앞으로 할 행동을 결정하도록 만드는 방법이다. 차에서 내리면 어디를 먼저 갈 것인지, 식물을 마구 당기기 보다는 잎을 딸 것인지 열매를 딸 것인지 등을 물어 아이로 하여금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꼭 기억해야 할 건 위험한 게 아니라면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는 거다. 부부 사이에도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으면 갈등이 생긴다. 아이도 마찬가지다. 일반 아이는 사회성이 있어 분위기를 감지해 혼이 나지 않으려 스스로 행동을 통제하지만, 자폐 아이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스스로 무엇을 어떻게 할 건지 계획을 세워 두뇌에 넣어야 계획대로 움직일 수 있다. 계획이 없는 상태라면, 자폐 아이의 경우 돌발행동이 발생한다. 계획이 없으면 두뇌에는 본능만 남기 때문이다. 이 방법으로 아이를 이끌면 점차 돌발상황에서도 스스로 행동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2.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두려워서 반항하는 경우.
병원 진료가 대표적인 예다. 진료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반항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두려움 때문이다. 사회성이 발달한 아이의 경우 상황에 적응하기 위한 용기를 낼 힘이 있다. 무서워도 참고 도전한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 적응을 위한 도전은 사회성에서 오는 본능이다. 서로 어울리려면 생소한 상황이라도 도전을 해야만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사회성이 부족한 자폐 아이로부터는 기대하기 어렵다. 어떻게 해야 할까?
앞으로 벌어질 일을 하나씩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방법이 있다. 치과 진료라면 치과 의사의 도움을 받아 사용하는 도구와 진료의 과정 등을 모두 적고 가능하면 비디오 촬영이나 사진을 찍어서 아이에게 앞으로 벌어질 일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는 방법이다. 유튜브를 사용해도 좋다. 단순해 보이는 접근법 같지만 그 효력은 엄청나다.
3. 호기심이 발동한 경우
자폐 아이도 호기심이 있다. 그리고 이 호기심은 두뇌 발달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자폐 아이는 언어 발달이 느려 호기심을 질문으로 바꾸지 못한다는 데 있다. 일반 아이의 경우 호기심을 질문으로 바꿔 ‘이건 뭐야?’등과 같이 묻는다. 다만 이런 질문은 후에 두뇌 발달을 막는 역할을 할 수 있어 호기심과 질문의 종류를 구분해서 발달시켜야 하는데, 이 방법은 ‘아인슈타이도 몰랐던 두뇌 발달 이야기’라는 책에서 다뤘으니 넘어가겠다. 어쨌든 자폐 아이는 호기심을 질문으로 바꾸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호기심이 발동한 아이의 행동으로는 책을 물에 적시는 행위, 목욕탕에서 물을 튀기며 노는 행위, 로션을 사방 벽에 칠하는 행위, 크레용을 부러뜨리는 행위 등이다. 앞서 이야기한 두 가지 형태의 행동과는 다른 양상이다. 여기서 부모가 꼭 기억해야 할 게 또 있다. 두뇌 발달의 핵심인 호기심에서 시작된 행동을 제약하고 훈육해 고치려 한다면 아이의 두뇌는 발달이 아닌 퇴화로 간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학교 교육을 통해 두뇌 발달을 기대하지만, 지식과 지식의 정확도에 초점을 맞춘 교육으로는 판단력을 키울 수는 있어도 사고력을 키우지는 못한다. 그리고 지식에 초점을 맞춘 교육 또한 사회성에 기반을 두고 있어 자폐 아이에게는 적용하기 어렵다. 자폐 아이의 경우 사고력을 통한 언어와 두뇌 발달이 가장 효율적인 교육 방법이다. 어떻게 하면 될까?아이가 책을 물에 적시려는 경우만 가지고 접근법을 설명하겠다. 아이가 책을 물에 담그면 부모는 화부터 낼 가능성이 크다. 이때 아이에게 책을 사 준 이유를 생각해보자. 분명 아이를 위함일거다. 그렇다면 아이가 책을 물에 담그던 찢어서 휴지통에 넣던 상관이 없어야 하는데, 많은 부모는 책의 용도에 맞게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답해 하며 아이를 막는다. 이때 아이와 책 중에서 어느 쪽이 더 소중한 지 질문을 해 보자. 만일 아이가 더 소중하다면, 또 아이의 두뇌 발달이 더 소중하다면 아이가 당당하게 책을 물에 담그도록 조건을 만들어 준다. 할 수 있는 자유를 준다는 뜻이다. 하지만 자유에는 조건도 있어야 한다. 책의 선택, 물에 담근 후 처리 방법, 행동 반경 등에 대한 조건이다. 여기서 그쳐도 안된다. 아이의 두뇌 발달을 촉진하려면 질문도 해야 한다. 책이 물에 젖으면 구불구불 해 지고 글자도 망가지며 종이가 물을 먹어 두꺼워지는 등의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 현상을 옆에서 설명해주고 또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도 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의 두뇌는 발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