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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 속의 석가모니 설법, 개나 주자!

해탈 후 부처가 된 석가모니는 팔만이 넘는 설법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그 설법을 팔만대장경에 담았다고 한다. 대장경을 새긴 기술과 노력에는 당시 장인의 피와 땀이 담겨 있음에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안에 적힌 석가모니의 설법 자체가 가진 가치는 뭘까?

석가모니가 시작했다는 불교의 궁극적 목표는 해탈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석가모니의 설법에는 분명 해탈의 길로 가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 석가모니 생존 당시 기록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입에서 입으로 구전 되었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핵심은 해탈에 이르는 방법이라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석가모니처럼 해탈했다는 사람은 역사의 기록에서 찾아볼 수 없다. 이 말은 둘 중 하나다. 석가모니가 희대의 사기꾼이라 해탈은 존재하지 않음에도 사람들을 속였을 가능성이 그 첫 번째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함이 있다. 필자가 접한 그의 설법은 팔만의 1도 안 되지만, 적어도 그 안의 내용이 완전히 허구는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두 번째 가능성은 해탈이 가능하지만 팔만대장경과 같은 전해오는 경전으로는 이룰 수 없는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 가능성을 찾아가 보자.

팔만대장경을 이야기하기 전에 기록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자. 한국에서 현재 벌어지는 정치적 이슈 중 하나가 역사 기록의 문제다. 목숨을 건 독립운동가의 역사를 흐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의 이야기를 부각시키는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이다. 기록을 가지고 다툼이 벌어지는 현상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역사는 살아있는 사람 또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에서 볼 수 있듯 때론 기록이 실제 벌어진 일과 조금 다른 경우도 있다. 입맛에 맞춰 바뀔 수 있는 게 기록이라는 뜻 아닐까?

이제 다시 팔만대장경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석가모니의 수많은 설법을 기록한 팔만대장경이 석가모니의 말을 그대로 적었다는 보장이 있을까? 설법은 말로 전하는 과정인데, 지금처럼 녹음기나 속기가 없는 상태에서 석가모니의 설법을 정확하게 적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학교에서 한 명의 교사가 가르치는 내용을 많은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나름대로 정리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면 조금은 알 수 있다. 교사의 모든 말을 정확하게 받아 적을 수도 없을 뿐 더러, 정리를 해도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되면 제자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나름 가진 노트를 비교하면서 정리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가 또 있다. 수제자 라인이 자기의 기억이 맞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면 다른 소수 의견은 무시될 수 있을 거란 가정이다. 결론은 팔만대장경의 내용이 정확하게 석가모니의 설법을 담았다고 볼 수 없다는 데 이른다.

해탈의 방법을 담았을 석가모니의 설법이 아무리 팔만대장경에 남아 있어도 그 핵심은 많이 빠져 있을 수 있다. 지금까지 경전을 통해 해탈에 이르렀다는 경우가 없었다는 게 이를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핵심은 어디에 있을까? 팔만대장경에 적힌 설법 내용, 즉 지식이 아니라 그 안의 내용을 찾아가는 방법에 있는 건 아닐까? 핵심이 빠진 껍데기인 8만 대장경, 이제는 개에게나 던져 주고 진짜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