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동필 박사와의 일문일답] – 나만의 세상에 빠져 사는 사람들

◆ 낚시를 하면서 만난 낚시꾼의 이야기를 하셨는데 사실 고기를 죽이지 않고 잠시 손맛만 보고 놓아주는 행위를 생명을 존중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민 박사님은 그런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을 보도록 만든다고 했잖아요? 무슨 뜻인가요? 생명을 존중하는 모습에 이면이라도 있는 것인가요? 

– 일단 제가 그 낚시꾼에게 한 이야기를 먼저 예로 들고 이어갈게요. 

◆ 예. 뭐라고 답하셨나요? 

– 간단해요. 물고기가 바늘에 걸리면 죽지 않으려고 모든 힘을 다 써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는데 당신은 그것을 즐기는 것이냐고 물었죠. 그리고 이어서 이렇게 물었어요. 음식으로 먹기 위해 잡아서 생명을 죽이는 사람과 살기위해 발버둥 치는 생명체를 가지고 즐겁게 노는 쪽 중 어느 쪽이 더 생명을 존중하는 행위라고 생각하느냐고요. 

◆ 음, 답하기 어려웠겠네요. 그 낚시꾼은 뭐라고 답하던가요? 

– 답 없이 저를 잠시 쳐다보고는 그냥 자리를 떠났어요. 

◆ 그랬군요. 생각해보니 둘 다 생명을 존중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네요. 내 만족을 위해 상대를 괴롭히면서도 죽이지는 않기 때문에 자신은 생명을 존중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 낚시꾼 이야기로 인간사회를 비춰보면 더 뚜렷하게 볼 수 있어요. 

◆ 그럴 것 같아요. 사실 자신의 만족을 위해 남들을 괴롭히는 행위들은 범죄로 간주하잖아요? 

– 그렇죠. 대상이 물고기와 같이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죽이지만 않으면 생명을 존중하는 것으로 착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죠. 

◆ 정말 착각일 뿐일까요? 자신이 물고기를 괴롭히고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을 수도 있지 않나요? 

– 그런 사람들이 낚은 고기를 다루는 모습을 보면 착각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어요. 잡은 고기를 놓아줄 때에는 고기가 다칠까 조심하면서 마치 덫에 걸린 동물을 자유롭게 풀어주는 것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거든요. 

◆ 그러니까 실제로 물고기는 자신이 놓은 덫에 걸려 살기위해 발버둥 치다가 힘이 빠져 끌려나왔는데 낚시꾼은 덫을 놓아 고기가 걸리도록 만든 자신의 모습보다는 물고기를 살려서 보내주는 모습에서 생명을 소중히 생각한다고 착각을 한다는 뜻인 건가요? 

– 예. 맞아요. 생명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재미를 위해 덫을 놓지는 않겠죠? 야생에서는 물고기들도 힘이 빠지면 경쟁에서 밀려나거나 다른 포식자들의 먹잇감이 될 확률이 높을 테니까요. 사람들은 이렇게 자신이 옳다는 생각에 빠져 더 큰 그림을 보지 못해요.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살아가는 것이죠.

◆ 예전에 연어들이 강을 거슬러 올라가서 알을 낳는 과정을 볼 수 있도록 공원처럼 만들어진 위버크릭 스펀채널에 갔을 때 수많은 연어들이 중간에 죽어나가는 것을 봤어요.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힘들고 지치는 과정일 텐데 인간까지 개입해서 낚시로 힘을 빼 놓으면 죽어나가는 개체들이 더 많을 수 있겠네요. 

– 아무래도 그렇겠죠. 하지만 연어와 같이 본능적으로 생을 반복하는 동물들에게는 이것도 하나의 넘어야하는 산과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말 그대로 자연의 일부인거죠. 

◆ 그렇다면 앞서 재미를 위해 연어 낚시를 하는 사람도 연어에게는 지나가야하는 과정이라는 뜻인가요? 

– 맞아요. 연어에게는 인간뿐 아니라 곰을 비롯한 이동경로를 지키는 모든 동물들이 거쳐야하는 도전의 상대죠. 

◆ 모두 자연의 일부라고 한다면 앞서 낚시를 하며 생명을 소중히 생각한다는 낚시꾼도 비난을 받을 이유가 없겠네요?

– 물론이죠. 낚시를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비난을 하거나 받을 이유가 없어요. 또 생명을 걸고 싸우는 물고기를 대상으로 즐기면서 생명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뿌듯해하는 모습 또한 사고력, 즉 생각이 부족함에서 벌어지는 현상일 뿐이므로 개인의 두뇌능력의 문제이지 자연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생명체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뜻이 아니거든요. 

◆ 그러면 왜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서의 믿음과 신념이 민 박사님의 이야기를 통해 깨졌을 때 반론이나 변명도 없이 떠난 것일까요? 

– 앞서 이야기했었죠? 인간에게는 보이지 않는 재력, 권력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가장 큰 피라미드가 존재한다고요. 그리고 그것이 두뇌의 능력이라는 것을요? 

◆ 예. 그랬죠. 

– 바로 그 것에 답이 있어요. 두뇌능력이라는 피라미드 구조에서는 가장 논리적이고 뚜렷한 인과관계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피라미드 구조의 위에 위치하죠. 

◆ 그래서 재력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도 지혜가 뛰어난 사람에게 머리를 숙여 가르침을 청하는 거군요. 

– 예. 지혜는 재력과 권력을 넘어서는 두뇌능력이니까요. 

◆ 그런데, 사실 피라미드의 위에 있는 사람들, 특히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들의 의도를 밖으로 잘 드러내지 않는 것 같던데 왜 그런가요? 

– 정치인들을 이야기하시는 것 같군요. 맞아요. 그런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나 이유를 제시하지 않죠. 

◆ 의도적으로 그런 건가요? 

– 저는 그렇게 봐요.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하고요. 하나는 이유와 근거를 댈 능력이 없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이유와 근거를 제시했을 때 역공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 역공을 당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나요? 이유와 근거가 있다는 것은 논리가 충분하다는 것을 뜻하지 않나요? 논리가 충분하다면 두려워 할 것이 없을 것 같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