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동필 박사와의 일문일답] –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방법을 찾는 두뇌능력은 문명과 과학기술 발달의 원동력

◆ 추운겨울 새의 다리에 털이 없음을 보고 어떻게 얼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데에는 충분히 공감해요. 그런데 사람들은 문제가 있을 때 해결방법은 상대적으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 같은데 왜 이런 질문들은 쉽지가 않은 것일까요? 예를 들면 컴퓨터가 고장 나면 고치려고 여러 방법을 생각하고 또 그렇게 해서 문제를 해결하잖아요. 

– 두 가지 모두 생각을 한다는 점에서는 보았을 때 다르지 않아 보이죠? 하지만 이 둘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커다란 벽이 있어요. 필요에 의한 생각인지의 여부죠.

◆ 필요성이라면 컴퓨터의 경우 사용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고치려고 한다는 뜻인가요? 

– 예. 컴퓨터가 필요 없으면 고쳐야 할 필요성도 느끼지 않겠죠. 

◆ 그 말은 새의 경우 내가 필요한 것이 없기 때문이라는 뜻인 것 같은데 닭고기를 먹는 사람들은 닭이라는 새를 필요로 하잖아요. 이런 경우와는 다른가요? 

– 닭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먹는 재료로서의 닭을 이야기하는 것이지 닭에 대한 호기심이라고 볼 수는 없겠죠? 

◆ 하지만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닭고기를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다고 가정하고 이 사람이 닭을 보면서 ‘닭고기의 맛은 어떨까?’라는 질문을 했다면 이것은 호기심에 기인한 질문이 아닐까요?  

– 호기심은 호기심이지만 그 초점이 맛에 있는 것이지 닭 자체가 아니죠? 

◆ 맛에 초점을 둔 호기심과 닭에 초점을 둔 호기심이 다르다는 뜻인가요?

– 예. 사고가 전개되는 과정의 관점에서 보자면 극과 극이죠. 

◆ 무엇이 그런 차이를 보이는 것인가요? 

– 어떤 차이가 있는지 지금부터 살펴볼까요? 맛 이라는 것은 맛을 보면 답을 찾을 수 있죠? 

◆ 그렇죠. 

– 그러면 맛을 보고난 후 생각의 과정은 어떻게 될까요? 

◆ 맛을 알았으니까 ‘또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나 아니면 반대로 ‘입맛에 맞지 않아 내 취향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죠. 

– 그 말은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인지 아닌지로 나뉜다는 이야기 인데 이것을 통해 어떤 생각이 연결될 수 있을까요? 

◆ 글쎄요? 닭이 맛있었다면 어떻게 하면 또 먹을 수 있을지를 생각하겠죠.

– 그런 생각 다음은요?

◆ 방법을 찾겠죠. 닭고기를 살 수 있는 방법이나 사냥하는 방법 등을 생각하지 않을까요? 

– 그 다음은요? 

◆ 닭고기를 손에 넣으면 또 요리해서 먹겠죠. 

– 그러면 그 다음은요? 

◆ 더 많은 닭고기를 얻기 위한 방법을 또 찾지 않을까요? 예를 들면 사육하는 방법 등을 생각하겠죠. 아니면 요리 방법도 연구할 것 같고요. 

– 그 다음은요? 

◆ 양계농장이 발달하고 닭고기를 이용한 요리방법도 다양해지지 않을까요? 이렇게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살펴보니까 문명의 발달이라는 것이 바로 필요에 따른 사고능력에 기인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혹시 이 이야기를 하시려고 계속 질문을 하셨나요? 

– 예. 맞아요. 문명과 과학기술의 발달은 지금처럼 인류의 필요를 충족하는 과정에서 발달해왔다고 볼 수 있죠. 즉, 필요를 충족하는 방법을 생각해내는 두뇌능력이 발달함에 따라 인류문명 및 과학기술이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이러한 두뇌능력도 쉽지가 않아요. 

◆ 문명과 과학기술의 발달이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 것을 보면 적어도 인간은 이러한 두뇌능력을 자유롭게 쓸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요? 쉽지가 않았다면 아직도 원시시대에 머물러 있지 않을까 생각되거든요. 

– 그건 인류 전체를 보았을 때의 이야기죠. 개개인을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아요. 

◆ 무슨 뜻인가요? 문명과 과학기술을 발달시켜온 사람들이 따로 있다는 뜻인가요? 

– 예. 이렇게 생각해 볼게요. 누군가가 지금 질문자에게 손질이 된 닭을 한 마리 선물했어요. 맛있게 요리해 드시라고. 그러면 무엇을 제일 먼저 하시겠어요? 

◆ 일단 제가 요리사가 아니고 닭으로 요리를 한 경험도 별로 없으니까 인터넷에서 요리방법을 찾아볼 것 같아요. 

– 다음은요? 

◆ 닭요리에 필요한 것을 모아놓고 제가 싫어하는 것은 빼고 좋아하는 것은 더 추가한 후 요리방법에 따라 움직이겠죠. 

– 그 다음은요?

◆ 먹는 것 아닐까요? 

– 며칠 뒤 또 닭을 한 마리 받았어요. 그러면 이번에는 어떻게 하시겠어요? 

◆ 앞서 요리는 이미 맛을 봤으니까 새로운 요리방법이 있나 찾아보겠죠. 다시 인터넷을 검색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