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동필 박사와의 일문일답] – 호기심은 두뇌 발달의 시작, 하지만 답을 찾는 방법을 익히지 못하면 호기심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 호기심이라는 것이 과학발전의 기반이 된다는 것은 알겠어요. 그리고 호기심에서 시작된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으면 해당 분야의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이해가 되고요. 그리고 호기심에서 시작된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방법으로 탐험 등을 통해 직접 관찰하는 방법과 우회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셨는데 직접 관찰함으로서 답을 찾을 수 있다면 우회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요즘같이 첨단 과학기술과 안전이 확보된 시대에요. 

– 우선 가장 큰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이 직접적인 관찰을 통해 답을 찾으려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사자를 관찰하려면 사자가 있는 곳에 가야하고 상어를 관찰하려면 상어들 속으로 들어가야 하니까요. 그리고 실제 많은 과학자들이 야생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동물들을 관찰하죠.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안전교육과 훈련을 바탕으로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직 교육과 훈련이 부족한 사람들이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직접 관찰을 하려하면 위험할 수 있거든요. 예를 들면 어른들이 산에 호랑이가 산다고 하면 아이들은 진짜 호랑이가 있는 지 확인하고 싶어서 산으로 향하는 경우와 같이요.  

◆ 그러면 호기심이 강한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답을 찾다가 죽었을 가능성도 있겠네요? 

– 예. 미 대륙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와 같이 성공을 하면 그 업적은 역사에 남지만 사실 성공할 확률보다는 실패나 죽음으로 끝난 경우가 더 많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죠. 

◆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호기심 가득했던 아이들도 시간이 가면서 점차 호기심을 잃어가는 것 같은데 그 이유도 어쩌면 부모나 사회가 호기심은 위험한 것임을 인식시키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네요. 

– 그렇다고 볼 수 있어요. 

◆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위험이 따른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하셨는데 그러면 다른 이유도 있다는 뜻인가요? 

– 두뇌의 발달이라는 관점에서 또 다른 이유가 있어요. 

◆ 두뇌의 발달이라면 사고력을 말씀하시는 것인가요? 호기심은 사고력을 늘리는 것 아닌가요? 

– 호기심은 사고를 시작하게 하는 불꽃과 같은 역할을 해요. 사고가 이어지려면 연료를 계속 공급해야 하고 그 연료를 태우면서 두뇌는 사고를 이어가죠. 그런데 직접적인 관찰을 통해 호기심을 충족하면 두뇌에는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요? 

◆ 답을 찾았으면 거기서 끝 아닌가요? 더 이상 진행할 것이 없어 보이는데요. 

– 바로 그 점이 직접관찰을 통해 호기심을 충족했을 때 두뇌에서 벌어지는 현상이에요. 답을 찾는 순간 사고가 끝나죠. 답을 찾을 때 까지 두뇌는 달리는 자동차처럼 계속 움직이는데 답을 찾고 나면 더 이상 달릴 이유가 없으니까 엔진이 꺼지고 점차 식는 거죠. 다시 시동을 걸어 움직이게 하려면 또 다른 호기심이 생겨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거든요. 

◆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두뇌라는 엔진이 멈추지 않도록 계속 돌려야 하나요? 두뇌도 쉬지 않고 사용하면 무리가 가지 않을까요? 

– 글쎄요? 엔진을 켰다가 끄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과 꾸준히 달리는 것 중 어느 것이 무리가 더 많이 갈까요? 

◆ 아무래도 전자겠죠. 

– 인간에게 두뇌란 죽는 순간까지 사용을 하게 되어 있어요. 두뇌의 수명이 곧 인간의 수명과 같으니까 선택은 둘 중 하나겠죠. 계속 켰다가 끄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죽는 순간까지 꾸준히 두뇌를 사용하면서 살아갈 것인지 중에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 그러면 꾸준히 두뇌를 사용한다는 것은 어떤 경우인가요? 

– 호기심은 내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문득 떠오르는 관심이라고 한다면 두뇌를 사용한다는 것은 능동적으로 질문을 만들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죠. 

◆ 잘 이해가 가지 않아요. 능동적으로 질문을 만들어 호기심을 일으킨다는 것의 예를 들어 주실 수 있을까요? 

– 앞서 새의 이야기로 돌아간다면 새의 다리를 직접 해부하지 않고 이유를 생각할 수 있도록 사고를 이어가면서 질문을 계속 만드는 것이죠. 예를 들면 ‘새의 몸통은 깃털로 싸여있어서 따뜻한 것 같은데 다리는 깃털이 없어 차가울 것이니 몸의 따듯한 피로 다리의 차가워진 피를 따뜻하게 만들면 되지 않을까?’와 같은 질문을 하는 것이죠. 이런 질문을 가설이라고 하고요. 

◆ 하지만 가설을 세웠다 하더라도 답을 찾으려면 결국 해부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 맞아요. 답을 찾기 위해 해부를 한다는 점에서 직접 관찰하는 방법과 다르지 않아요.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차이가 있어요. 질문이요. 앞서 호기심에서 시작된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해부라는 직접 관찰하는 방법을 택했다면 지금의 경우는 직접 관찰하기 전에 가능한 이유를 먼저 생각을 해 본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어요. 

◆ 답을 확인하기 전에 여러 조건을 따져 가장 가능성이 큰 이유를 생각해본다는 뜻이군요. 이것이 어떤 차이를 가져오나요? 

– 앞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호기심은 불꽃과도 같아요. 연료가 없으면 불이 붙지를 않죠. 가능성을 생각하다는 것을 연료에 비유할 수 있어요. 생각을 이어가도록 만드니까요. 조금 전에 했던 질문을 예로 들어 계속 이어간다면 바로 이런 질문을 또 생각할 수 있죠. ‘새의 몸은 왜 따듯할까?’와 같은 질문이요. 

◆ 그러니까 단순히 호기심을 충족하려 답을 찾으려 하기 보다는 가능성을 먼저 살펴보고 그 가능성을 바탕으로 또 다른 호기심에 바탕을 둔 질문을 만들어 가야 사고력이 이어진다는 뜻인 것 같은데 맞나요? 

– 예, 맞아요. 나아가 호기심에서 시작된 질문에 답을 찾는 방법도 익힐 수 있고요. 

◆ 그렇군요.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것이 있는데 사람들은 컴퓨터나 기계와 같은 것들이 고장 나면 왜 고장이 났는지 가능성을 살펴보고 수리를 하잖아요? 의료진들도 질병의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 해결하려 하고요. 물론 쉽지는 않지만 이런 능력을 지닌 사람들도 사실 새를 관찰하면서 새의 다리가 추운 겨울에도 왜 얼지 않는지 그 이유를 묻는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보이는데 왜 그런 걸까요?